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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빅토르 하라 - 선언

한시알 2010. 3. 24. 12:14

  

  1989년 년말로 기억된다. 노태우가 당선되었으나 우리 사회는 1987년 항쟁의 열기가 사그러 들지 않고 청문회에서 노무현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스타로 떠오르던 시절이다. 이때 우연히 집에서 TV를 켰을 때 상영되고 있던 영화 '산티에고에 내리는 비'였던가?   이 영화에서 운동장에 체포된 빅토르 하라의 모습, 총칼 앞에서 노래하는 그가 나온다.

 

  실제 그는 아옌데가 칠레의 모데나 대통령궁에서 장렬한 최후를 마치던 바로 그 때 처형됐다. 쿠데타군에 의해 에스타디오(Estadio)스타디움에서 아옌데의 지지자들과 함께 기관총에 난사당해 사망했다. 그의 무기인 기타를 치던 손목은 부러져 있었다.  9월 14일과 15일 집단 처형을 당하기 직전까지도 빅토르 하라는 민중연합 찬가 '벤세레모스'(단결하라)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빅토르 하라'는 라틴 아메리카 노래 운동의 상징인 '누에바 깐시온(Nueva Cancion, 새로운 노래) 운동'을 하다가 1973년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처형된 칠레의 대표적인 민중가수다. 누에바깐시온은 민속자료의 수집과 연구에서 비록되어, 안데스 전통 민속 음악을 발굴하고 그것의 현대적인 재해석을 지향하는 운동의 성격을 띠고 출발했다. 하라 또한 예술창작 운동가들과 함께 칠레 전역을 돌면서, 인디오들의 민속음악을 재발굴하고 확산시키는데 노력하였다.

 

 

 

 

선언 (Manifiesto)  

  

내가 노래하는 건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나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어서가 아니지

기타도 감정과 이성을 갖고 있기에

난 노래 부르네

내 기타는 대지의 심장과

비둘기의 날개를 갖고 있지

마치 성수(聖水)와 같아

기쁨과 슬픔을 축복하지

여기서 내 노래는 고귀해지네

비올레따가 말한 것처럼

봄의 향기를 품고

열심히 노동하는 기타,

  

내 기타는 돈 많은 자들의 기타도 아니고

그것과는 하나도 닮지 않았지

내 노래는 저 별에 닿는

벌판이 되고 싶어

의미를 지닌 노래는

고동치는 핏줄 속에 흐르지          

 

노래 부르며 죽기로 한 사람의

참된 진실들

내 노래에는 덧없는 칭찬이나

국제적인 명성이 필요 없어

내 노래는 한 마리 종달새의 노래

이 땅 저 깊은 곳에서 들려오지

  

여기서 모든 것이 스러지고

모든 것들이 시작되네

용감했던 노래는

언제나 새로운 노래일 것이네  

 

- 천 지 인 -

 

 

출처 : 천 지 인
글쓴이 : 천지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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