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백기완

백기완스승님 - 김진균선생 추모사

한시알 2005. 7. 3. 03:10
“그냥 누워서도 눈을 똑바로 뜨고 계세요
그러면 우리가 그 눈길을 따라서 쫓아가겠습니다.“
술을 한잔 했습니다.
당뇨병이 좀 있어서 술을 먹으면 안 되는 데도 한두 잔 했습니다.
내가 차안에서 술을 먹은 까닭은 몸을 생각하는 것보다도 우리 김 진균 교수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서 소주를 한잔 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오면 그저 소주나 한잔 붓고 푸른 하늘이나 바라보면서 한숨이 나 쉴 라고 그랬는데 서 교수님이 뭘 자꾸 얘기 하라 그러네요.
저는 김진균 선생님을 거리에서 만나서 거리의 먼지를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 본거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잘 모르지요.
그러나 이 세상 사람들이 세상을 살다 보면 자꾸 거죽을 쓰게 됩니다.
넝마 를 쓰게 되고 그래서 거짓의 넝마가 마치 명주인 것처럼 백주대낮에 활보하는 사기꾼들, 엉터리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우리 김진균 교수는 근래 그런 넝마를 하나하나 다 벗어 던지고 알몸만 남은 인간의 전형 상을 우리들한테 보여 주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교수님 제 말이 괜찮죠.
또 하나 우리 김진균 교수님이 우리한테 가르쳐 준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게 아니고 이 독점자본주의 가 지배하는 세상을 살다보면 독점자본주의의 죄악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그게 뭐요. 우리 한 인간을 분열지게 함정에 몰아 넣는 겁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 많은 놈들이 돈 없는 사람들을 뺏어 먹음으로써 있는 놈 하고 없는 놈하고를 갈라놓는 거여. 이 독점자본주의의 죄악 아닙니까.
그런데 이 한 개인 개인한테 침투하다 보니까 어드런 현상으로 나타나느냐
한 개인이 자꾸 분열증에 빠져요. 아름다운 이상과 각박한 현실 그런 분열증 있잖아. 욕심과 야망이라고 하는 분열증이죠.
아무리 아름답고 옳은 것을 제시해도 자기 한 개인의 이익을 쫓아서 아름답고 옳 은 것을 짓밟아 버리는 인간 내면의 치명적인 분열증상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독점 자본주의 에요.
그런데 이런 와중에서 살아왔던 우리 김진균 교수는 그 분열증을 강요하는 독점자 본주의와 떡하니 맞서 갖고 하나로 통일해간 통일의 주체. 그 전형 이었다 이런 얘기 에요.
누가 통일을 얘기하는 거요.
바로 김진균 교수.
분열을 조장하는 독점자 본주의와 정면으로 맞서서 싸워온 김진균 교수님.
이제 저 같은 사람도 얼마 남지 않았지마는 뒤에 따라 갈께요.
잠들지 마세요
그냥 누워서도 눈을 똑바로 뜨고 계세요
그러면 우리가 그 눈길을 따라서 쫓 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