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빛사랑채

[스크랩] 서태지, 도전자와 아류에 기로에서

한시알 2007. 2. 8. 14:13

불타버려, 우린 쓰레기인걸 

내겐 따뜻한 느낌이 없어 왜 

꺼져버려, 넌 참 비겁지인걸 

다들 널 떠난 뒤 널 찾을래

오렌지 -서태지

 

서태지 2집에 수록된 노래지 말입니다.
그가 솔로로 첫 컴백에서 내보인 음반은 분명 락이란 장르는 분명했지만 Take 3를 제외하고는 무난한 멜로디의 <아이돌 서태지>와 <신비주의>를 잘 섞은 곡들로 차있었는데 2집은 왠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말랑말랑할 것만 같은 그가 온통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뉴메틀(Nu-matal)을 선보였습니다. 장르속에 또 장르를 나누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만 굳이 뉴메틀을 설명드리자면 랩이 더해진 락사운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랩+락사운드'으로 이해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힙합 노래에서 랩 실컷하다가 후렴 부분에 가수가 피쳐링해주는건 흔한 일인데 그게 다 뉴메틀이냐? 라고 오해하실 수가 있거든요. 뭐 이 경우에는 곡을 직접 들어보시는 편이 나으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설명을 할랍니다. 힙합과 다른 점은 랩을 비트가 아닌 락사운드에 싣는다는게 다는 것이고 락의 Feeling이 더강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섞었다고 하기엔 문제가 있는 것이죠. 또 대부분의 노래가 사회의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만든 노래여서 사회비판적이란 면도 들 수 있겠죠. 대표적인 밴드로는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RATM이란 밴드가 있고 주로 알려져있기로는 밴드로는 콘과 림프 비즈킷이 있습니다.

아무튼 요지는 서태지가 이 어려운 걸 들고 나왔다는 것이지요. 2집의 대표곡으로 울트라맨을 제치고라도 오렌지와 대경성,인터넷 전쟁을 뽑을 수있습니다. 비록 서태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 아닌 개인적인 팬으로서의 해석이지만 오렌지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뼈있는 말을 하고 있고 대경성에서는 권위주의 속의 걷만 번지르하고 속은 썩고 병들어버린 우리 사회에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이 것만으로 그가 더이상 말랑말랑하지만은 않구나란걸 느꼈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서태지는 역시 항상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음악을 보여준다며 긍정적인 평론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가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이 뭔가 하는 색깔없이 이곳저곳 장르를 이동하는 그를 오로지 흐름을 잘타는 가수로 비하하는 평론도 있습니다. 그의 도전은 항상 동경시 되왔지만 한편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타고 있는 락의 경향을 우리나라에 가지고 와서 새로운 도전인 척 하는 거 아니냐라는 것이지요.

저는 듣는 이의 입장으로서는 아주 즐겁습니다. 어쨋거나 RATM이, 콘이, 림프 비즈킷의 목소리로 듣던 노래를 한국말로 그것도 한국적인 색인 락으로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평론가의 생각과 저의 생각이 반대되는게 있다면 서태지는 뉴메틀 장르의 노래를 단지 한국말로 번역한게 아니라 자기만의 색으로 불렀다는 겁니다. 미국에서 인기있는 락 장르라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미국인 처럼 하드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락 장르는 버즈나 김경호같은 락발라드나 모던락 쪽을 좋아하니까요. 이런 면에서 서태지의 도전이 돋보이는 것이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도 보통의 한국인 처럼 강한 기타음과 그로울링의 매스꺼운 소리를 싫어하고 버즈가 락이라고 우기는 곡과 김경호의 고음을 사랑하십까? 그렇다면 서태지의 음악은 별로 들을만한게 못될겁니다.

 

p.s. 추신은 인터넷 전쟁(블라디보스톡 공연 中)

 

출처 : 죽은 시인 조재연의 블로그
글쓴이 : 죽은 시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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