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백기완

우리나라 으뜸 비나리 - 백기완스승님의 '백두산 천지'

한시알 2005. 11. 18. 11:16

흰두루뫼 - 하늘못 돗대 높은 곳엔 사람이 하늘이요 일하는 이가 주인인 조상의 넋을 나부껴야 한다. 암, 나부껴야 한다. 어기여차 떠나가는 사공의 뱃노래따라 기슭에 꽃잎은 강물을 덮고 버선발로 뛰어나와 한번쯤 뒤돌아 보며 울어대는 흰 옷의 무리들. 아~ 그것은 결코 꿈이 아니다. 우리 다 함께 터져야 할 그 날의 아우성으로 백두여 울어라 천지여 넘쳐라

우리 나라에서

가장 우리나라스러운 분

백기완 스승님을 모십니다.


백두산천지 저~ 풋것의 신비인양
영혼의 그림자 드리운
백두산 천지
목구멍에서 황내가 나도록
타오르고 싶어라.

이 가쁜 숨결
이 거친 숨결로
압록강 바람결을 거슬러
두만강 뗏목 위 흐득이는
영원한 해방의 노래
독립군의 핏자욱
하늘이 찢어져라
선창하고 싶어라.

풀은 풀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꽁꽁 얼어붙은
산봉우리마다

미친듯이 불을 당겨
녹아내리는 얼음물로
사십 년동안 묵은 때
사그리 벗고 싶어라

<--아아, 차라리
부서진 철교
몸으로 이어라
그 위에 쩔룩이는

남북의 육천만
갈라진 제 아픔을
목놓아 울면
되돌아 오던
모진 채쭉이여

이제는 핏발이
배고도 남아
뼛속까지
스며든 얼룩이
그대로가 싸우는
이 땅의 표정인 채
온 몸에 지니고
버티느냐
쓰러지느냐
그것은 이미
두갈래가 아닌
하나의 길이다.

삶이냐
통일이냐
그것이야 말로
두 갈래가 아닌
하나의 길이라

백두여
천지여
네 가슴 활짝 열어
배알이라도 꺼내
씻고 싶은
맑은 샘물
넘쳐 흘러라

어려운 때일수록
자기를 깎아세운
유구한 민족사의
본때를 보일 때가
따로 없나니

저기
돌바람에도 안씻겨
증오가 증오를 부리던
땅거미를 휩쓸고
묵은 상처 되후비는
노랑내 쪽발이의
바랜 구호
낡은 쟁길랑 아예
몽조리 수장하라.

--> 그리하여 남북은
우뚝 선 곳도
후미진 곳도 없는
태평 삼천리
그리움에 쩔은
백옥같은님을 향해
배를 띄우라

돛대 높은 곳엔
사람이 하늘이요
일하는 자가 주인인
조상의 넋(東學)을
나부껴야 한다.
암 나부껴야 한다.

거기서 얼과 얼이
부둥키게 하고
피와 피가
살을 맞게 하고
그리하여 다시
한밤을 차고 나온
목청 큰
민중으로 하여금
노를 잡혀라

어기여차 떠나가는
사공의 뱃노래따라
기슭에 꽃잎은
강물을 덮고
버선발로 뛰어나와
한번쯤 뒤돌아 보며
울어대는
흰 옷의 무리들

아, 그것은
결코 꿈이 아니다
우리 다 함께
터져야 할
그날의 아우성으로
백두여 울어라
천지여 넘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