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백기완

'부심이의 엄마생각' 백기완스승님 서명회 열려 - 참세상

한시알 2005. 10. 15. 10:15
"한 꼭지 쓰고 눈물 흘리고, 또 한 꼭지 쓰고 눈물 흘리고"
7일, '부심이의 엄마생각' 백기완 선생님 서명회 열려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한 꼭지 쓰고 눈물 흘리고, 또 한 꼭지 쓰고 눈물 흘리고 엄마생각하면서 눈물만 흘렸어요. 사람들은 미제국주의 몰아낸다고 싸우고 있는데 나는 엄마 생각하면서 눈물만 흘렸어요. 미안해요. 책 3000권 찍었는데, 1500부는 나가고 1500권이 남아서 다 불질러 버릴려고 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꽁꼬로 나눠주라고 해서 이렇게 행사를 하게 됐어요. 이런 행사가 미제국주의 물리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백기완 선생님은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백기완 선생님은 이 말을 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백기완 선생님은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고 소개하면서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7일 오후 5시, 대학로 학림다방에서는 백기완 선생님의 새책 '부심이의 엄마생각' 작가 서명회와 500권의 책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시간이 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학림다방을 가득 채웠다.

백기완 선생님은 힘차게 서명을 하셨으며 사람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받아갔다

학림다방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현재 민중운동의 주역들부터 대학로에서 어려운 운동권 학생들 먹여 살렸던 술집 아주머니까지 백기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을 하진 이들이었다. 백기완 선생님의 서명회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좁은 학림다방을 둘러 둘러 줄을 섰다. 백기완 선생님의 힘찬 서명이 담긴 책을 받는 사람들은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열심히 살겠습니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죠?"라며 웃음을 지었다.

책을 받은 사람들의 한 판 술자리가 학림다방 앞 길바닥에서 열렸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의 흥겨운 술잔이 오고 가고 백기완 선생님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억을 나누기에 바빴다. 학림다방 앞 길거리에는 영상막이 준비되고 학림다방 내부에서 벌어지는 공연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중계되기도 했다. 책 서명회 이후 정태춘 씨의 시낭송과 공연이 이어졌다. 8시가 넘은 시간까지 이어진 서명회와 뒷풀이는 백기완 선생님의 삶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차고 넘쳤다.

백기완 선생님의 서명과 책을 받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학림다방을 가득 채웠다

정태춘의 시낭송과 공연이 이어졌다

모이면 논의하고 뽑아대고 바람처럼 번개처럼
뜨거운 것이 빛나던 때가 좋았다
하나를 알면 열을 행하고 개인을 이야기하면 역사를 들이대고
사랑이 튕기면 꽃본 듯이 미쳐 달려가던 곳
추렴거리도 없이 낚지볶음 안주 많이 집는다고 쥐어박던
그 친구가 좋았다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
헐벗고 굶주려도 결코 전전하지 않았다
돈벌이에 미친 자는 속이 비었다 하고 출세에 연연하면 호로자식이라 하고
다만 통일 논의가 나래를 펴면 환장해서 날뛰다
밤이내려 춥고 떨리면 찾아가던 곳
식은 밥에 김치말이 끓는 화로에
내 속옷의 하얀 서캐를 잡아주던 말없는 그 친구가 좋았다
......

이제는 모두 다 어디서 무엇을 하기에 흰머리가 치마폭처럼 휘날리는 상기까지
삼십촉 희미한 등불에 젖어바시락대는 쌩쥐소리에
거대한 역사의 목소리 일러 듣는 듯

그렇다 백번을 세월에 깎여도 나는 늙을 수가 없구나
찬바람이 여지없이 태질을 한들 다시 끝이 없는 젊음을 살리라
구르는 마룻바닥에 새벽이 벌겋게 물들어 온다

젊은 날, 백기완 詩 中


책을 받자 마자 읽어보는 사람들

학림다방 앞에는 술 판, 이야기 판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