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알한말지기

풀 - 민중문화운동연합

한시알 2005. 11. 19. 12:51
      풀 01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오랫동안 해를 우르러 봐도 해바라기라 부르지 않더이다. 가장 어둔 곳에서 가장 애타게 달을 맞아도 달맞이라 하지 않더이다. 우리는 바람, 우리는 추위, 그 어떤 것과도 맞설수 있지만 우리를 실어 내로 시궁으로 바다로 보내버리는 큰물, 그 흙물과는 다툴 수도 없더이다. 오, 우리 흙 그 흙에서만이라도 살게 해주오. 부라퀴들이여 우리를 그냥 살게 해주오. 물흐르는 대로 바람가는 대로 흙이 있는 그대로 해바라기라 불러주지 않아도 달맞이라 이름주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그냥 살게 내버려 두오. 4338.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