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알한말지기

파이팅을 아리아리로

한시알 2004. 5. 5. 05:11

'파이팅'이란 말

 


공영방송에, 특히 우리 보통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풀그림에
'힘내자, 잘해라'라는 의미의 가장 흔한 말이 파이팅 일겁니다.
월드컵을 통해서 '대한민국'과 '오! 필승코리아'가 대중화되긴 했지만...

 

오랜만에 나오고 싶은 티비에 나와서 그런지 오로지 파이팅입니다.
제가 본 바로는 그렇게 다른 말도 없는지 죽으나 사나 파이팅입니다.
뭘 그렇게 싸우고 피봐야 될 일이 많은지 눈 부릅뜨고 파이팅입니다.
퀴즈대항에 나가나, 간단한 오락게임이나 노래로 부르러 나가서 조차도...
시간 있으신 분들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이 말은 코말(영어)* fighting 에서 왔습니다.
즉 '싸우다'라는 의미의'fight'에 진행의의미나 명사되기의 의미인 ~ing가 붙었습니다.
(참고로 이 '~ing'가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무슨 상호로도 잘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정확히 이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싸운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 뿐입니다.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를 아는 것은 그 말의 의미와 분위기를 파악하고
깔끔한 말글살이에 도움을 주지요.
여러 바랄쪽(웹싸이트)을 돌아다녀 얻은 저의 어림짐작입니다.

 

하나는 미군부대에서 나왔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쪽말(쪽발이말-일본말)의 '화이또(ホヮイト)'를 통해서 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미국말 파이팅이 일본으로 가서 화이또가 됐다는 일설도 있지요.)

 

해방이후 미군정시대에 일반화된 코말은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젊은애들 노래제목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긴 하지만
슈샤인보이, 럭키서울...

 

그 당시야 미군정에 붙어, 미군부대 피엑스(PX), 교회에 붙어 먹던 사람들도 많고
미국유학이 성공과 출세의 지름길로 인식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사실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것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효순이,미선이가 가고 난 후 일반적인 국민의식의 흐름의 변화를 확인했지요.

 

그리고 해방이후 백범선생의 암살과 함께 득세한 친일, 친미세력의 영향으로
우리의 한자어는 청산되지 못한 우리 역사와 함께 일본식 한자어 투성이입니다.
(감사, 식사, 결혼, 미신 등 지천으로 늘렸습니다.)
그리고 일본식 외래어도 많이 들어왔죠. 돈까스, 뻰찌, 도라이바, 바께스, 다라이 등등..

 

어떻게든 만들어지고 하나, 둘 쓰기 시작하면서 말은 생명을 얻게 되죠.
그것이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쓰여지면 일반화되는 과정을 겪는 말의 한살이를 갖게 되는거죠.
이 과정에서 그 심지를 더해 준 것이 군사문화의 영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언어사회학에서 말하는 군사문화의 영향으로 우리사회에서 힘을 얻은 말로는
파이팅이 대표적이지만 '군기가 빠졌다'니, 중요한 날의 의미로 쓰이는 'D-day', 'FM대로해라',
'내가 총대를 매겠다'라느니 하는 말들입니다.

 

 

'아리아리'는

 


지금 이 마당에, 그렇게 일반화된 그 말을 못쓰게 할 재주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냥 쓰는게 더 자연스럽다고 하는 의견도 만만찮지만...

 

과연 이런 한겨레사의 청산해야할 역사의 찌꺼기만이 가득 묻어 있는 이 말을
우리 한사람이 기를 모으고 정신을 집중해야 할 그 힘주기의 말로 계속 쓴다는 것은
그야말로 한겨레의 기를 막고 한국인의 신명을 죽이고
우리의 뚝방(자존심)을 죽이는 어두운 배반의 길이 아닐지...

 

'말은 그냥 있는대로 쓰고 나오는대로 쓰는 것이지 무슨 쓰자말자로 되는 것이 아니여'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희들의 이 일은 말의 생명줄을 우리의도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너무 슬픈 일이지만 완전한 일제청산은 물건너 갔다고 봅니다.
그리고 미국의 제국성과 그 영향력은 지금도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친미, 반미를 떠나 우리의 기와 얼, 넋살(정신)마저도 쥐고 있는 이 파이팅을 '물리쳐없앰'이
우리선남선녀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 의도적인 우리의 말과 정서로 바꾸어 보는 일입니다.

 

저는 여기서 이 말의 대용어로
'우리말사랑이 우리나라를 살리는 길이다'라고 말씀하신 백기완스승님의 '아리아리'를 추천합니다.
지난 번 월드컵때도 이말을 쓰자고 스승님께서도 여러번 제안하셨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아리아리' 는
지난번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우리의 노래 '아리랑'에서 왔습니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에♪

 

그리고 그 뜻은 스승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길이 있으면 찾아가고 없으면 내어간다는 뜻입니다.
얼마나 멋있습니까?

 

자, 그럼 아랫배에 힘을 주고 '아리아리'를 이어서 내지릅니다.
마치 하리하리로 느껴질 정도로 힘이 들어 갔습니까?
그럼 다같이 아리아리, 아리아리, 아리아리~ 꽝!!!
'꽝'은 응답이고 맺음입니다. 그럼 다음 이 시간까지 잘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