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빛사랑채

민들레이야기 둘

한시알 2006. 4. 26. 12:18



할미꽃이 담벼락에 홀로 피어있는 모습에서
어떤 이는 가엾음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척박을 얘기하지만
따뜻한 양지녘에 
이름답지 않게 곱게도 피었구나
아니 이름답게 이쁘게도 숙이고 있구나
문득, 길가도 아니지...
사람들이 맹근 자전거길
땅 질지 말라고 발라놓은 검은 골탕
그 틈새를 알고 흙이 먼저 와 있고
거기 씨날려 피어있는 
늘 보던 들레가 생각났어
둥둥 떠있는 집 창을 열고
멀리서 당겨 찍었지.

새삼스럽게 갈라진 가름을 보고
농갈라진 겨레나 
양극화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데 난 아니야. 난 무지렝이야.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야.
난 이제 여기서 꽃을 피웠으니
씨를 날리면 된다 그 말이지.
아무개가 아무리 짓밟고 차대도
난 씨를 날려야 민들레의 살이를 
다 할 될끼를 가지는거지."
이 들레가 열흘도 더 지난 
이쁜이였단 걸 아는 사람이 있을까?
 

둥둥집 들머리 마루턱에 핀
그 들레가 생각나...
잘 피고 있는 데...지킴이아저씨가
깨끗이 한다고 몽창 잘라 버렸지

"근데 한시알아저씨의 
찍박이 속에 남아 
마음속에 남아
이젠 하제로 살 수 있어
그래서 씨는 날리지 못했지만
아무도 탓하지 않기로 했어
바랄바치 한시알 아저씨 아리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