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백기완

네이버 블로거 '사노라면'님의 ...

한시알 2006. 7. 12. 00:56
출처 블로그 > 사노라면
원본 http://blog.naver.com/takebest/90004925899



                                        

지난 5월 마지막 주 일요일

카메라를 들고 성대근처 명륜동 골목길을 배회하다 대학로로 내려왔다.

냉면으로 점심을 대충 때우고 근처를 다시 어슬렁거리다.

 




이름은 잘 생각나지 않는 약국을 지나 길게 쳐진
'서울대병원' 건물 담장을 끼고 걸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연구소에 들려 시원한 냉수라도 들이킬 요량으로
백기완 선생님이 계시는 ‘통일문제 연구소’ 로 향했다.
대학로는 이제 젊음의 거리와 문화공간을 넘어
소비지역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그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
 
 


 
담장은 무성한 넝쿨로 덮혀 있고
여전히 대문에는 선생님의 시가 걸려있었지만 
일요일이라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한참을 서성였다..




 

   대학로 골목 안에 버티고 있는 청량한 우물 같은 곳,

   목마른 이들에게 갈증을 해결 해 줄것만 같은곳,

   마음이 헛헛하고 답답할 때면 의례 발길이 닿는 곳,

   선생님 계셔요? 하고 너스레를 떨고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오~ 어서오너라 하고 헛기침을 하시며 반가이 맞이해 주시는 곳,

   




     노나메기? 

 

노나메기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이다.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그래서 너도 잘살고 나도 잘 살되,

착하고 어질고 깨끗하고 올바르게 잘사는 세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세상이 이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없으니까 이제부터 만들면 될 게 아니냐는 말이

그럴싸하게 들려 모두가 나서 노나메기를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꼭 석삼년 열 달만에 그 커단 돌산 덩이를 다 치운 때가 바로 봄이라.

노나서(함께) 씨를 뿌리고 노나서 노래를 하고,

노나서 김을 매고, 노나서 거두니,

한 뙈기에 열가마니쯤 나오던 낟알이 스무가마니도 더 됐다.

더구나 입때껏 사람에게선 못 느끼던 사람냄새, 살샘이랄까.

아니 사람끼리 어울려 사는 보람, 절단 믿음 같은 것...

 

                                                   - 선생님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