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백기완

[스크랩] 다시 태어난다면 [머슴] - 백기완

한시알 2006. 8. 29. 14:15
 
다시 태어난다면 백기완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또다시 빈 주먹인들 황무지에 서리라

한이 맺힌 원한들이 네 이놈, 빚부터 내놓으라고 짱돌처럼 들고일어날 것이지만 나는 한치도 비껴서질 않아 그대로 피투성인 채

적시고 또 적시노라면 어느덧 구비치는 강물을 어즈버 저어가는 뱃사공이 되리라

너덜너덜 지난 일들은 부끄럽지만 노래는 옛 노래를 부르리라 서툴게 수작하던 아우성 그 값싼 사랑의 수심만 깊은 노래

그리하면 쓰러져서도 차마 감질 못하던 눈망울들이 하나씩 둘씩 온통 별처럼 달려와

거기서 한바탕 벌어지는 잔치 아, 썽풀이 맘판에 술과 안주를 날라다주는 머슴이 되고 싶구나 장딴지가 굵다래 타고난 머슴 한켠짝에 떠밀리어 이마에 땀을 닦는 머슴

  
    다시 태어난다면 -  백기완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또다시 빈 주먹인들
  황무지에 서리라
  한이 맺힌 원한들이
  네 이놈, 빚부터 내놓으라고
  짱돌처럼 들고일어날 것이지만
  나는 한치도 비껴서질 않아
  그대로 피투성인 채
  적시고 또 적시노라면
  어느덧 구비치는 강물을
  어즈버 저어가는 뱃사공이 되리라
  너덜너덜 지난 일들은 부끄럽지만
  노래는 옛 노래를 부르리라 
  서툴게 수작하던 아우성
  그 값싼 사랑의 수심만 깊은 노래
  그리하면 쓰러져서도 차마 감질 못하던
  눈망울들이 하나씩 둘씩
  온통 별처럼 달려와
  거기서 한바탕 벌어지는 잔치
  아, 썽풀이 맘판에
  술과 안주를 날아다주는 머슴이 되고 싶구나
  장딴지가 굵다래 타고난 머슴
  한켠짝에 떠밀리어
  이마에 땀을 닦는 머슴
 
출처 : 시인촌
글쓴이 : 바랄바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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